이외수는 종북좌빨일까요. 김영사에서 출간된 이외수 하창수 대담집 <마음에서 마음으로>150쪽-151쪽에 나오는 얘기입니다.
[하창수] ‘종북 좌파’라는 얘기에는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?
[이외수] 사람들은 대부분 오른손잡이고, 더러 왼손잡이가 있다. 왼손잡이는 왼손으로 밥을 먹고, 왼손으로 글씨를 쓴다. 만약 “오른손으로 써야만 올바른 글을 쓸 수 있고 나라를 위한 글이 된다. 오른손으로 밥을 먹어야 나라를 위한 일꾼이 되고, 왼손으로 먹으면 김일성 추종자가 된다”는 논리를 편다면, 받아들이기 힘들다.
내가 종북이 아닌 이유는 얼마든지 댈 수 있다. 우선, 나는 북한의 세습을 인정하지 못한다. 권력이 왕조처럼 자식들에 의해 계승된다는 것 자체가 독재라는 얘기다. 북한은 우리가 겪은 군부독재 이상으로 끔찍하다. 다음으로, 북한에서 예술은 체제 찬양의 도구 이상이 아니다. 예술이 없는 나라다. 인정할 수 없다. 그리고, 인권이 없다. 그들에게 인민은 권력의 소품에 지나지 않는다. 그런 권력을 어떻게 인정할 수 있겠는가. 마지막으로, 굶주린 사람이 너무 많다. 옛날에도 백성 굶기는 임금은 죄인으로 취급했다. 지금의 북한 권력은 최악이다. 그런 정권을 내가 따른다고 주장한다면, 이유는 세 가지 중 하나일 것이다. 자기가 그러니까 나도 그런 줄 알거나, 눈이 멀었거나, 미쳤거나.